시벨리우스 교향곡 제2번 D장조

이 곡은 20세기에 창작된 교향곡 중 가장 많이 연주되면서 높은 평가를 받는 시벨리우스의 대표적인 교향곡 작품이다. 특히 영국의 음악평론가 세실 그레이가 “시벨리우스는 베토벤 이후 최대의 교향곡 작곡가다” 라고 할 만큼 최고의 교향곡이라 할 수 있다.
시벨리우스가 작곡한 전 7곡의 교향곡 중 제1번, 2번, 7번의 인기가 높은데, 단연 빛나는 것은 바로 여기의 2번 교향곡이다.
핀란드의 아름다운 산천과 역사를 완벽한 관현악의 색채와 형식 속에 담아낸 걸작 중의 걸작으로, 대중적으로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작품이다.
곡은 형식상 고전파와 낭만파의 전통을 따르고 있지만, 조국에 대한 향수와 국민적 정서를 가득 담고 있으며, 그 독자적인 아름다운 악풍을 선명하게 드러낸 마력적인 교향곡이다.
대부분의 교향곡이 순음악적인 요소를 두드러 지게 반영하는데 반해, 이 작품은 비교적 강한 민족주의의 색채가 느껴짐과 동시에, 황량하면서도 투명한 리리시즘의 아름다움과 북구의 자연에 대한 깊은 애정이 깃들어 있다.
또한 북유럽의 민요적인 색채가 강한데, 민요를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그의 음악적 취향에 맞게 창조적으로 활용한 것이다. 혹자는 이런 것이 연애 가요나 무도 가요의 모방이라고 하나 민요에 대한 애착적인 기법으로, 후기 낭만파에 속하는 시벨리우스의 수준 높은 에로스로 봐야 마땅할 것이다. 작곡은 1900년에서 1902년에 걸쳐 이루어졌고, 1902년 작곡가 자신의 지휘로 헬싱키에서 초 연되었다. 헌정은 바론 악셀 카페랑에게 되었다. 곡은 1악장의 인상적인 현의 울림에서부터 듣는 이를 사로잡는 매력을 갖춘 곡상이며, 2악장은 북구의 짙은 안개 속의 호수가 손에 잡힐 듯하다. 특히 3악장에서 끊이지 않고 4악장으로 넘어가는 것도 인상적이며, 관악기군이 힘차게 울리는 피날레의 감정 고양은 그야말로 서정주의의 극치를 보여주는 일품이다.
서정 교향곡의 명곡으로 전원 교향곡으로도 불린다.
이 교향곡의 최초의 녹음은 시벨리우스와 친분을 가진 로베르트 카야누스의 연주(KOCH/ FINLANDIA, 1930)이다. 음질 상태가 좋지 못하고 그리 뛰어난 연주는 아니지만, 역사적인 기록이라 하겠다. 그리고 안소니 콜린스의 교향곡 전곡 녹음(BEULAH, 1953)도 예전부터 정평이 있지만, 2번 연주는 그리 잘된 연주라고는 보기 힘들다.
시벨리우스 연구가이기도 한 파보 베르글룬드 는 세계 최초의 시벨리우스 교향곡의 완전한 전집(EMI)을 완성한 기념비적인 업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그의 2번 연주(1986)는 조금은 절제되어 있고, 북구의 흐릿한 감정 표출에 치중하여 감상에는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신녹음 (FINLANDIA, 1997)도 있다.
바비롤리는 할레 교향악단과 전곡 녹음(EMI,1966)을 남기고 있는데, 이것은 매우 완성도 높은 명연이다. 그러나 유독 2번의 연주만은 체스키 레이블에서 나온 로열 필과의 연주가 압도적인 명연주이다. 특히 뛰어난 음질의 이 연주는 시원한 현악 파트의 질감과, 특히 4악장 피날레는 호쾌한 다이내믹으로 깊은 카타르시스가 펼쳐지는 독보적인 최고의 명연주이다. 가슴 속 깊이 묻어두고 싶은 그런 연주이다.
콜린 데이비스 연주는 신녹음(RCA, 1994)도 좋지만, 구녹음인 보스턴 심포니와의 연주를 추천한다. 이 연주는 짙은 서정성과 투명한 음색으로, 내면의 호소력과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특유의 리리시즘이 잔잔한 감흥으로 남는 또 다른 명연이다. 어번스타인은 구녹음인 뉴욕 필하모닉과의 연주 (SONY, 1965)와 빈 필과의 신녹음이 있으며, 둘 다 개성적인 연주로 깊은 인상을 남기는 명연주이다. 조금은 과한 개성이 드러나기는 하지만, 그 깊은 울림의 개성이 나름대로의 타당성을 제시하여 색다른 명연을 제시하고 있다.

 

시벨리우스 : 교향곡  2번 D장조

유진 오먼디의 연주는 시벨리우스 생전에 자신의 곡을 가장 잘 연주한다는 평을 받은 것으로 주목할 만한 명연주이다. 내면적인 서정성과 중용의 미학이 잘 조화를 이룬 멋진 연주이기도 한다. 그는 구녹음(SONY, 1957)도 남기고 있다.
카라얀은 EMI(1960.80) 녹음이 장대한 스케 일과 극적인 화려함으로 훌륭한 연주를 보여주고 있다. 영 조지 셀(PHILIPS, 1964)의 연주도 결코 놓치기 힘든 명연이다.
북구 출신의 네메 예르비의 연주는 고텐부르크 심포니와의 전곡 연주(BIS, 1983) 중의 하나로 명연주로 알려져 있으나, 전반적으로 울림이 약하여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리와인 이외에도 추진력 있는 피아니스트인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의 웅장한 연주(DECCA, 1979)도 좋은 편이다. 거장급인 토머스 비첨의 호연(EMI, 1954)이 있으며, 헤르베르트 블롬슈테트(DE- CCA, 1991)는 기대에 미치는 못하고, 아르투르 토스카니니(RCA, 1940)도 아쉬운 것들이다.
신세대 연주자인 주카페카 자라스테의 연주 (FINLANDIA, 1993)는 아직 미완의 연주라 좀더 기대를 가져본다. LP 시절 좋은 연주를 들려준 에르네스트 앙세르메(DECCA, 1963)도 기억하고 싶다.
그 깊은 감정적 쾌감의 바비롤리를 적극적으 로 추천하며, 서정적 미감이 뛰어나게 표출된 데 이비스의 연주도 더불어 추천한다.

Leave a Comment